서소문 고가 철거 작업 중에 상판이 와르르 무너지는 사고가 났는데, 그 밑으로 열차들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다녔다는 사실이 밝혀졌어. 붕괴 당일 새벽부터 사고 직전까지 승객을 태운 열차만 무려 59대나 그 아래 철로를 통과했대. KTX가 28대, 전동차가 31대였고, 빈 열차나 화물차까지 싹 다 합치면 무려 166대나 붕괴 직전의 위험 구역을 지나간 셈이야.
진짜 소름 돋는 건 사고 나기 딱 5분 전에 승객 42명을 태운 KTX가 지나갔고, 1분 30초 전에는 무궁화호가 아슬아슬하게 통과했다는 점이지. 1분만 타이밍이 어긋났어도 대형 참사 영화 실사판을 찍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어. 이미 다리 대들보 역할을 하는 거더가 29밀리미터나 주저앉아서 붕괴 조짐이 훤히 보였는데도, 무려 12시간 동안 철로를 통과 못 하게 막기는커녕 그대로 방치했대.
역시 사고 터지자마자 책임 회피용 네 탓 공방이 시작됐어. 코레일은 서울시나 시공사로부터 다리가 위험해서 안전진단을 한다느니 하는 연락을 단 한 통도 못 받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어. 반면에 서울시는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외부 전문가들이랑 현장에서 합동 안전진단을 하던 중에 갑자기 무너져 내린 거라며 변명하기 바쁜 모양이야.
이쯤 되면 승객들은 돈 내고 목숨을 건 강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긴 셈이지. 매번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바쁜 안전불감증의 끝판왕을 보여준 사건이라 씁쓸하기 짝이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