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전교 1등 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알겠는데, 이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서 완전히 실전 스파이 영화를 찍었더라고. 대구에서 50대 엄마가 평소 알고 지내던 기간제 교사한테 무려 3150만 원이라는 거금을 찔러주고, 딸이 다니는 사립 고등학교 교무실을 밤마다 털어서 시험지를 빼돌린 거래. 무려 11번이나 이 짓을 반복했다는데, 덕분에 딸은 고등학교 내내 전교 1등을 유지하며 가짜 천재 코스프레를 했던 거지.
하지만 꼬리가 길면 결국 밟히는 법이잖아. 작년 여름에 또 교무실 들어가서 시험지 훔치려다가 경비 시스템이 오작동하며 삐용삐용 울리는 바람에 쇠고랑을 차게 됐어. 결국 1심에서 엄마는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는데, 항소심에서 판사님한테 반성문을 20번 넘게 열심히 써서 싹싹 빈 덕분에 3년 4개월로 감형됐대. 돈 받고 시험지 훔쳐다 준 교사도 징역 5년에서 4년 4개월로 깎였고 말이야.
여기에 범행을 도운 행정실장도 징역 1년 6개월을 받았고, 전교 1등이었던 딸내미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어. 공정하게 공부해서 시험 보던 다른 학생들의 노력을 통째로 훔쳐 가 놓고 결국은 온 집안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된 셈이지. 인생에 치트키를 쓰려다가 캐릭 삭제를 당해버린 아주 참교육의 정석 같은 결말이야. 역시 시험공부는 꼼수 부리지 말고 자기 머리로 정직하게 해야 뒤탈이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