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에서 아주 줄줄이 결혼을 발표하고 있어. 통계를 보니까 올해 1분기 혼인 건수가 무려 8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더라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혼 전에 지인들 모아서 밥 한 끼 대접하는 일명 “청모”의 늪에 빠져서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해. 모바일 청첩장이 잘 되어 있어도 꼭 직접 만나서 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정착해버렸거든.
근데 이게 청첩장을 돌리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둘 다 눈물 흘리는 지옥의 이중주가 되어버렸어. 초대받는 친구 입장에서는 매주 주말마다 청모 장소로 출근 도장 찍느라 내 소중한 개인 정비 시간도 증발하고, 축의금 폭탄 때문에 통장이 텅장이 되는 기적을 맛보고 있지.
더 골 때리는 건 대접해야 하는 예비부부 쪽이야. 청모 장소를 어디로 정하느냐가 성의나 평판을 평가하는 지표처럼 굳어졌거든. 아무 밥집이나 데려가면 욕먹을까 봐 인당 4만 원이 훌쩍 넘는 힙한 맛집 검색하느라 머리가 터질 지경이래. 결혼식 비용만 해도 허리가 휘는데 밥값 부담까지 얹어지니 청모 하다가 결혼하기도 전에 탈진하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지.
전문가들도 이 청모 문화가 선을 한참 넘은 허례허식이라고 씁쓸해하더라고. 좋은 마음으로 축하하고 축복해야 할 결혼인데, 서로 눈치 보고 돈 쓰며 에너지를 낭비하는 거 보면 진짜 주객전도가 따로 없어. 이놈의 보여주기식 굴레에서 벗어날 때도 됐는데 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