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딱 12일 남은 시점에 우리 축구 대표팀이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 무려 5대 0이라는 스코어로 상대를 시원하게 탈탈 털어버렸어. 이번 평가전은 해발 1571m나 되는 멕시코 고지대 경기에 적응하려고 해발 고도가 비슷한 미국 유타주에서 치러졌는데, 숨쉬기도 힘든 고지대 환경에서 이 정도 경기력을 뽑아내다니 선수들의 체력과 폼은 그저 갓벽함 그 자체였지.
그동안 소속팀인 LA FC에서 골 가뭄에 시달리며 팬들 속을 까맣게 태우던 캡틴 손흥민이 드디어 축구 신의 모드를 켰어. 전반 40분에 자로 잰 듯한 땅볼 크로스를 가볍게 밀어 넣으며 득점포를 가동하더니, 곧바로 2분 뒤에는 얻어낸 페널티킥을 상대 골키퍼가 손도 못 대게 구석으로 꽂아 넣으며 순식간에 멀티골을 완성했잖아. 후반에는 특유의 화려한 헛다리짚기로 수비진의 영혼을 털어버린 뒤 감아찬 왼발 슛이 골대를 강타하는 아쉬운 명장면까지 보여줬어.
손흥민이 후반전에 교체 아웃되자마자 이번에는 조규성이 바통을 이어받아 골 잔치를 벌였지. 조규성은 그라운드에 들어가자마자 머리로 뚝배기 크로스를 골문 구석으로 꽂아 넣었고, 뒤이어 황희찬이 깔끔하게 페널티킥 골을 추가하며 점수 차를 4대 0까지 벌려놓았어. 기세를 몰아서 설영우의 패스를 받은 조규성이 침착하게 한 골 더 쑤셔 넣으며 멀티골 대열에 합류했지. 공격수들 폼이 미쳐 날뛰는 바람에 주전 경쟁에 불이 제대로 붙었는데, 조유민이 부상으로 실려 나간 건 부디 큰 부상이 아니길 바라야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