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 노조였던 초기업노조가 한 달 반 만에 조합원 1만 8000명이 탈출하면서 과반노조 타이틀을 빼앗겼어. 7만 6000명까지 찍으며 기세등등하게 법적 대표 지위까지 얻었었는데, 임단협 합의 도장을 찍자마자 아주 화려하게 탈퇴쇼가 벌어진 거지. 일주일 만에 만 명이 더 나가서 결국 과반선이 무너졌어.
이렇게 다들 탈출 버튼을 누른 이유는 역시 머니, 즉 성과급 배분 방식 때문이야. 올해 삼전 영업이익이 잘 나오면 엄청나게 쏠쏠해서 메모리 쪽은 최대 6억 원까지 챙길 수 있다는데, DX 쪽은 고작 600만 원짜리 자사주로 퉁쳐질 위기에 처했거든. 같은 DS 안에서도 시스템LSI나 파운드리 같은 비메모리 형들은 적자 사업부 몫이 쪼그라들었다고 폭발해 버렸어. 노조가 처음에 약속했던 배분율을 안 지키고 쓱싹 합의해 버리니까 배신감이 제대로 터진 셈이지.
결국 빡친 조합원들이 대거 짐을 싸서 전삼노나 동행노조 같은 다른 동네로 주소를 옮겼어. 덕분에 초기업노조는 법적으로 누리던 독점 혜택이랑 노사협의회 주도권을 다 내려놓게 생겼지. 이제는 다른 노조들 눈치 보면서 힘겹게 숟가락 얹어야 하는 신세가 된 거야. 급해진 노조 집행부는 DS랑 DX로 판을 쪼개서 각자도생하고 위원장 투표도 다시 하겠다는데, 과연 성난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