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잠실의 한 아파트 단지가 사흘째 강제 24시간 야외 콘서트장으로 변해버렸어. 지방선거 날 투표지가 부족해서 투표 시간이 늘어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니까, 부정선거를 의심한 시민들이 투표소가 있는 아파트 경로당을 아주 꽁꽁 틀어막았거든.
밤새 확성기로 데시벨 배틀을 뜨는 통에 주민들은 영혼까지 털렸고, 하필 근처 고등학교 모의고사 날이라 수험생들과 학부모들 예민 게이지도 한계치를 찍었지. 게다가 외부 차량이 무단 침입해 이중주차 헬게이트가 열렸고, 아침마다 굴러다니는 담배꽁초랑 쓰레기 폭탄 때문에 경비아저씨들 허리가 남아나질 않는대.
불안에 떠는 부모들이 애들 등하교 픽업까지 나서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제발 좀 나가달라고 시위대에 퇴거 요청서까지 던졌어. 하지만 시위대는 “조용히 집회할 테니까 절대 못 나간다”며 엉덩이 딱 붙이고 버티는 중이야.
재밌는 건 주민들 사이에서도 여론이 극과 극으로 갈린다는 거야. 시끄러워 죽겠다고 폭발하는 주민들이 있는 반면, 투표권을 침해당한 건 나라의 중대사이니 이 정도 소음이나 주차 지옥은 쿨하게 참아줘야 한다는 해탈파 주민들도 꽤 많아. 2천 명분의 투표함이 개표소 문턱도 못 밟아보고 사흘째 경로당에 감금당한 이 웃픈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다들 눈치게임만 벌이고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