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갑자기 개표소 봉쇄 작전이 펼쳐졌어. 지난 지방선거 투표날 송파구 쪽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일에 단단히 빡친 사람들이 개표소 입구를 겹겹이 틀어막고 자체 검문검색을 시작한 건데, 아주 가관도 아니야. 선관위 직원들 못 나가게 막는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그냥 경기장에 입주한 회사에서 일하던 개발자나 무고한 시민들을 붙잡아두고 신분증 까라, 가방 뒤지자 하면서 끈질기게 괴롭혔거든.
심지어 시위대에 섞여 있던 유명 역사 일타강사까지 나서서 무고한 시민에게 협조해달라고 거들다가, 시민이 억울해서 폰 주소록까지 보여주니까 그제야 놔주자고 외치는 촌극을 벌였어. 놔주자마자 다른 쪽에서는 중국인 잡아라 하고 소리치며 다른 곳으로 뛰어갔대. 어떤 일반인은 무서워서 도망치다가 바닥에 엎어졌는데 백 명이 넘는 시위대가 우르르 쫓아가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을 해대는 흑역사를 생성했지.
여기에 막장 음모론까지 얹어졌어. 현장을 제지하는 한국 경찰들한테 느닷없이 중국 공안이라느니 조롱을 퍼붓질 않나, 트럼프 모자 쓴 아재는 한국 경찰 옷을 입은 사람 중에 분명 중국 기동대 용병들이 섞여 있을 거라는 상상 초월의 뇌피셜을 굴리고 있더라고.
체육관에서 아무 권한도 없는 사람들이 일반 시민들 통행 막고 억지 피우는 모습을 보니 실소가 터져나와. 방구석 탐정 놀이 삼매경에 빠진 빌런들 때문에 엄한 직장인들만 퇴근길에 꼼짝없이 갇혀서 개고생하는 어이없는 시추에이션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