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이 지금 아주 혼파망 상태야. 투표지 부족이라는 황당한 일 때문에 화가 단단히 난 사람들이 이틀째 개표소를 꽉 막고 재선거를 외치고 있거든. 경찰 추산으로 무려 1만 명이나 모였는데, 신기한 건 이 와중에 바로 옆 체조경기장에서는 하이브 위버스 콘서트가 열려서 K팝 아이돌 노래랑 시위대의 “재선거” 떼창이 아주 기묘하게 섞여서 울려 퍼지고 있대. 페스티벌 온 사람들이랑 시위하는 사람들이 섞여서 올림픽공원 자체가 인산인해를 이루는 중이지.
더 황당한 건 개표소 안에 갇혀 있던 선관위 직원 20~30명이 시위대를 피해 새벽에 슬그머니 탈출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선관위는 공식적으로는 “비밀이다”라며 답변을 피하고 있지만, 만약 진짜로 투표함만 덩그러니 남겨두고 도망친 거라면 이거 완전 일 안 하고 튄 거 아니냐는 논란이 커질 것 같아. 지금 개표소에는 경비원들만 외롭게 투표함을 지키고 있는 눈치야.
시위 현장 분위기는 또 묘하게 힙해. 2030 젊은 피가 주축이라 그런지 서로 음료수랑 먹거리, 보조배터리까지 무료로 나눠주며 으쌰으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더라고. 게다가 대학가 총학생회들도 진상 규명하라고 소리 높이고 있고, 보수랑 진보 단체들도 광화문 등지에서 각자 필살기 논리로 키보드 배틀급 현실 시위를 벌이는 중이야. 이 기묘한 대치 상태가 주말 내내 계속될 것 같은데, 과연 결말이 어떻게 날지 흥미진진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