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 차에 백반집을 운영하며 세상 둘도 없는 잉꼬부부로 달달하게 살아가던 남편이 있었는데, 가게에 매일 찾아오던 느끼한 단골손님 하나 때문에 집안 기둥뿌리가 통째로 흔들리게 생겼어. 이 단골놈은 아내의 입술에 묻은 음식을 손가락으로 닦아주는 등 대놓고 선을 넘더니, 결국 아내를 홀려서 그대로 야반도주를 해버렸지.
그렇게 흔적도 없이 증발했던 아내가 두 달 만에 얼굴이 반쪽이 된 상태로 기어들어 와 남편 발끝에 매달려 싹싹 빌었어. 아내를 끔찍이 아꼈던 남편은 초라해진 몰골을 보니 마음이 짠해져서 그냥 덮어두고 살까 고민했지만, 아내가 털어놓은 충격적인 비밀을 듣고 그만 이성을 잃어버렸어. 아내가 상간남의 빚을 잔뜩 대신 떠안고 돌아왔거든.
사정을 들어보니 상간남이라는 녀석은 야반도주하자마자 다니던 직장까지 때려치운 신용불량자였고, 아내는 두 달 동안 그놈 뒷바라지하느라 생활비를 독박 쓴 것도 모자라 개인 대출까지 받아서 빚을 갚아줬대. 뒤늦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걸 깨닫고 겨우 도망쳐 나왔다는데, 남편은 매달 통장에서 대출 이자가 빠져나갈 때마다 내 피 같은 돈으로 상간남 빚을 갚아주는 기분이라며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호소했지.
전문 변호사 자문에 따르면 자발적으로 퍼준 돈이라 사기죄도 성립이 안 돼서 돈을 돌려받을 방법은 없고, 상간남한테 위자료 소송을 청구해서 일부 뜯어내는 게 유일한 방법이래. 뜨거운 사랑인 줄 알았다가 지독한 빚쟁이 늪에 빠져 영혼까지 탈탈 털리고 컴백한 아내와, 그 뒤처리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남편의 씁쓸하고도 기가 막힌 사연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