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번호판에 1004나 9999처럼 잘 빠진 번호들 탐내는 사람 많을 텐데, 이게 다 보이지 않는 손들의 은밀한 쿵짝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는 씁쓸한 사실이 밝혀졌어. 광주 서구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무려 3년 동안이나 이런 황금 번호 350여 개를 자기들 마음대로 미리 침 발라놨다가 차량 등록 대행업체에 몰래 넘겨주다 적발된 사건이야.
수법도 아주 기상천외해. 일반인 차량에 황금 번호를 슬쩍 임의로 등록한 다음에 곧바로 등록을 취소하거나 정보를 수정하는 꼼수를 써서 번호를 킵해둔 거지. 이렇게 야무지게 빼돌린 번호들은 당연하게도 평범한 국산 경차 대신 주로 번쩍이는 외제차나 국산 최고급 세단 엉덩이에 찰떡같이 달라붙었어.
이 꿀맛 같은 짓을 벌인 전·현직 공무원들만 무려 14명에 달하는데, 이 중 5명은 대행업체로부터 든든하게 밥까지 얻어먹은 것으로 확인됐어. 밥 한 끼에 공무원의 양심과 윤리를 시원하게 말아 드신 셈이지. 게다가 감사에서 덜미가 잡히자 “이게 위법 사항인 줄 진짜 꿈에도 몰랐다”, “원래 정상적인 업무 처리 절차인 줄 알았다”라며 눈치 없는 발뺌을 시전해서 헛웃음을 자아내고 있어.
정작 윗선인 부서장이나 팀장들은 실무자가 직권으로 다 끝내버리는 시스템이라 이런 꼼수가 판을 치는 동안 까맣게 몰랐다고 해. 결국 구청 측은 강제 수사권이 없어서 돈이 실제로 오갔는지 계좌를 털어볼 수가 없으니 조만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대. 조만간 경찰서에서 강제로 정모하게 생겼으니 참 훈훈한 결말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