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의 한 아파트에서 상상도 못한 신개념 층간소음 배틀이 벌어졌어.
위층 주민이 한밤중에 안방 발코니 쪽에서 이상한 쿵쿵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가봤더니, 아랫집이랑 연결된 비상 탈출구 사다리 덮개가 격하게 요동치고 있었던 거지. 아랫집 사람이 밑에서 탈출구를 부숴라 뚫고 올라오려고 덮개를 마구 두들겨 패고 있었던 거야. 얼마나 세게 쳤는지 바닥 타일이 다 깨지고 화재경보기까지 사방에 요란하게 울려댔대.
알고 보니 아랫집 빌런은 배관에서 나는 물소리 시끄럽다고 빡쳐서 홧김에 이 짓을 벌였다고 해. 평소에 민원 한 번 안 넣다가 갑자기 뚜껑이 열려서 비상 사다리를 타고 물리적 침투를 시도한 거지. 이 정도면 거의 영화나 웹툰에 나올 법한 지하 침투 액션 아니냐고. 윗집 주민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곧바로 경찰에 주거침입으로 신고를 넣었어. 그런데 진짜 어이없는 건 경찰의 반전 판결이야. 경찰은 아랫집 사람에 대해 혐의가 없다며 무려 불송치 결정을 내려버렸어. 공동 피난시설이라 주거침입 죄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나 봐.
결국 법의 보호마저 받지 못한 불쌍한 윗집 주민은 언제 아래에서 터미네이터처럼 바닥을 뚫고 습격해 올라올지 몰라, 지금도 피난 덮개 위에 무거운 물건들을 겹겹이 쌓아두고 자체 봉쇄 방어선을 구축한 상태래. 층간소음 갈등이 졸지에 주거침입 스릴러물로 장르를 변경한 셈이지. 아파트 살면서 배관 물소리 거슬린다고 비상 탈출구를 개방해 강제 정복을 시도한 빌런의 클래스도, 그걸 무혐의 처분해 준 경찰의 판결도 정말 역대급인 사건인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