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무자본 갭투자로 다가구주택을 여러 채 사들인 뒤, 무려 127명의 세입자들에게서 144억 원이라는 엄청난 전세보증금을 받아서 돌려막기 수법으로 꿀꺽한 40대 전세사기꾼 A씨가 있었어. 범행을 아주 대차게 주도해 놓고 전혀 반성도 안 해서 1심 재판부에서도 이건 무조건 참교육과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결문에 적었단 말이지.
그런데 선고 당일날 극적인 법정 예능이 펼쳐져. 재판장이 판결문을 다 읽고 최종 형량을 소리 내어 선고할 때, 서류에는 분명히 징역 8년이라고 적어놓고 입으로는 징역 8개월이라고 발음 실수를 한 거야. 꿀맛 같은 횡재를 포착한 A씨 측은 빛의 속도로 머리를 굴려서 판사가 말한 대로 판결문을 고쳐달라고 신청했고, 이게 받아들여져서 1심 형량이 진짜로 8개월이 되는 초유의 촌극이 빚어졌어. 144억 먹튀범이 징역 8개월이라니 그야말로 사법부의 뼈아픈 찐빠였지.
당연히 빡친 검찰이 이 황당한 형량에 반발해서 곧바로 항소심을 걸었어. 2심 재판부는 1심 판사의 어처구니없는 말실수 과실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죄질에 비해 형량이 너무 지나치게 가볍다는 검찰의 상식적인 항소를 그대로 받아들였어.
결국 A씨는 2심에서 원래 판사가 감옥에 보내려고 했던 시간인 징역 8년을 고스란히 얻어맞게 되었어. 같이 해 드신 공범 2명도 각각 징역 2년 6개월과 6년을 선고받고 억울하다며 항소했지만 재판부에서 아주 시원하게 컷 해버렸지. 말실수 하나 때문에 사기꾼한테 단기 휴가를 선물해 줄 뻔했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려놓은 눈물겨운 참교육 엔딩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