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동안 한국 축구 팬들이 얼마나 멘탈이 박살났는지 얘기해줄게.
현재 홍명보호는 조별리그 1승 2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앉아 있어. 그나마 살 길은 '다른 조 경기 결과'에 기대는 거였는데, 그게 뭐냐면 어떤 팀이 크게 지면서 승점이나 득실차가 낮아져야 한국이 와일드카드 순위에서 상대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구조거든.
근데 26일 하루 동안 치러진 D·E·F조 최종전이 그야말로 완벽한 역배 3연타를 때려버림.
먼저 E조에서 독일이 에콰도르 잡아주길 기도했잖아. 근데 에콰도르가 오히려 독일을 2-1로 이겨버리는 초대형 사고를 침. 전차군단이 남미 복병한테 침몰한 거야. 이걸로 에콰도르가 승점 4점 챙기면서 당당히 32강 직행.
그다음 F조 스웨덴-일본전이랑 D조 호주-파라과이전. 여기서는 누군가 크게 패해줘야 했는데, 네 팀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전부 사이좋게 무승부를 나눠 가졌어. 스웨덴이랑 파라과이도 덩달아 승점 4점 획득. 한국 계산기 완전 분쇄됨.
이 대회는 48개국 참가라 각 조 3위 팀 12개 중 8위 안에 들면 와일드카드로 16강(32강)에 가거든. 근데 지금 승점 4점짜리 3위 팀이 에콰도르, 스웨덴, 파라과이, 보스니아까지 벌써 4개야. 한국은 승점 3점으로 멀찌감치 밀려나 있고, 심지어 아직 경기 하나 남은 크로아티아(승점 3, 득실 -1)한테도 다득점에서 밀려서 현재 와일드카드 순위 6위까지 떨어짐.
8위까지 살아남아야 하는데 6위면 괜찮지 않냐고? 문제는 아직 경기 안 끝난 조들이 수두룩하게 남아 있어서 밑에서 올라오면 금방 밀려날 수 있다는 거지.
홍명보 감독은 그 와중에 회복 훈련 강행하면서 '기적처럼 32강 가면 선수들 다시 박수받을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어. 의지는 갸륵한데... 하늘이 이렇게까지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남은 경우의 수는 고작 6개. 확률 게임의 신이 한국 편이길 그냥 빌어야 하는 상태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