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여름, 서울 지하철 9호선 가양역 근처에서 두 달도 안 되는 사이에 성인 3명이 연속으로 실종된 사건이 있었어. 그것도 같은 동네에서, 같은 한강 방향으로.
첫 번째는 23세 직장인 김가을씨. 퇴근하고 강남에서 파마하다가 비바람 맞고 13만원 증발했다고 SNS에 올렸는데, 그게 사실상 마지막 흔적이 됐어. 그날 밤 가양대교 남단에 홀로 서 있는 모습이 버스 블랙박스에 찍혔다가, 15분 뒤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거든. 4년째 행방불명 상태야. 태블릿에서 유서로 추정되는 글도 발견됐는데, 동시에 행적이 너무 석연치 않아서 범죄 피해 가능성도 제기됐어.
그로부터 41일 뒤인 8월 7일, 이번엔 25세 남성 이모씨가 사라졌어. 새벽에 지인들과 헤어진 뒤 가양대교 방향으로 걷는 게 CCTV에 찍혔고, 여자친구와 마지막 통화 후 연락이 끊겼지. 그런데 한 달 뒤 인천 강화도 갯벌에서 하반신만 발견됐어. 바지랑 신발은 그대로였는데 상반신은 없었다는 거야. 부패가 심해서 사망 원인도 못 밝혔고, 범죄심리학 교수도 ˝성인 남성이 비도 안 오는데 갑자기 추락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했어.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8월 8일, 38세 여성 박모씨까지 같은 구역에서 또 사라졌어. CCTV에 가양대교 방향으로 이동하는 게 찍힌 게 마지막이야. 세 사건 모두 현재까지 미제야.
문제는 이게 단순히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거야. 우리나라 법상 성인 실종의 경우 경찰이 위치 정보를 마음대로 조회할 수가 없어. 18세 미만이나 치매 환자 같은 경우만 가능하거든. 그래서 성인이 사라지면 초동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는 구조야.
매년 성인 실종 신고가 7만 건 가까이 들어오고, 미해제 건수는 2020년 325건에서 2024년 791건으로 두 배 넘게 뛰었어.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계속 발의되고 있는데 수년째 통과를 못 하고 있다는 것도 진짜 답답한 부분이지.
가양대교 인근이 자살 다발 지역으로 알려진 곳이긴 하지만, 이렇게 짧은 기간에 같은 장소에서 세 명이 연속으로 사라졌는데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는 건 소름 돋는 일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