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 엘리베이터까지 멈추면서 치킨 한 마리가 갑자기 극한 난이도 배송 미션이 됐어. 26층에 사는 고객 A씨가 치킨을 주문했는데, 배달기사가 엘리베이터 고장 소식을 알리면서도 1층에 두겠다는 말 대신 직접 올라가겠다고 한 거야. 치킨 배달계의 인간 등산로 개척 선언인 셈이지.
A씨도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바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중간 지점인 14층 비상계단에서 접선했대. 한쪽은 치킨을 들고 올라오고, 다른 한쪽은 치킨을 받으러 내려오고. 계단에서 펼쳐진 치킨 정상회담 그 자체였던 거지. 사진에도 치킨 봉지와 계단이 함께 찍혔는데, 평범한 배달 완료샷인데도 왠지 영화 포스터 같은 분위기였다고.
A씨는 더운 날씨에 계단을 오르려 했던 기사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커피 쿠폰을 보냈어. 혹시 오지랖인가 고민했지만, 이 정도면 오지랖이 아니라 수분과 당분을 긴급 지원한 복지 정책임. 기사도 처음 통화부터 A씨가 친절하게 말해줘서 직접 올라가고 싶었다며 고맙다고 답했대.
누리꾼들도 기사와 고객 모두 멋지다며 훈훈한 반응을 보였어. 엘리베이터는 멈췄지만 사람 마음의 이동 경로는 아주 매끄러웠던 하루였던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