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20대 취준생인지 직장인인지 모를 한 청춘이 인생의 쓴맛을 제대로 보고 멘탈 붕괴 상태로 퇴근길에 올랐대. 지하철 탈 기운조차 없어서 진짜 오랜만에 택시를 탔는데, 서러움이 몰려와서 가족이랑 통화하다가 결국 눈물샘이 폭발해 버린 거야. 소리 안 내려고 읍읍 막아봐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 그 기분, 진짜 너무 서럽잖아.
근데 전화 통화 중에 저녁도 못 먹고 쫄쫄 굶었다는 얘기를 택시기사님이 유심히 들으셨나 봐. 목적지에 도착해서 내리려는데, 기사님이 츤데레처럼 슬며시 5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쓱 건네시는 거야. 그러면서 집 들어가기 전에 대충 때우지 말고 뭐라도 꼭 사 먹으라고 하셨대. 20대 초반인 승객이 자기 딸 같아서 안쓰러우셨던 거지.
뒤에 차들이 빵빵거려서 감사하다는 말만 겨우 남기고 내렸는데, 길가에 서서 그 돈을 쥐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대. 세상 차가운 줄만 알았는데 이 따뜻한 온기 실화냐고. 결국 그 오천 원은 차마 쓰지 못하고 가장 아끼는 책 갈피에 가보처럼 고이 모셔뒀다고 해. 살다가 또 멘탈 털리는 날이 오면 이 기억으로 버텨내겠다고 다짐하더라.
세상 아직 살만하다는 걸 보여준 갓기사님 덕분에 마음의 온도가 100도쯤 올라간 기분이야. 나중에 다시 만나면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도 대접하고 싶다는데, 이 훈훈한 다정함 릴레이가 널리 널리 퍼졌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