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 예비 장인, 장모님을 처음으로 뵙고 식사를 대접받은 뒤 여자친구랑 손잡고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어. 길을 유유히 걷다가 문득 복권 판매점이 눈에 띄었고, 주머니를 털어보니 마침 딱 현금 1만 5천 원이 들어있길래 기분 전환 겸 로또랑 스피또2000을 구매했지.
가게에서 받자마자 동전으로 즉석복권을 바로 긁었는데, 믿기지 않게도 20억 원 1등이라는 숫자가 똑똑히 찍혀버린 거야.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겉으로는 완전 쿨한 척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여자친구 손을 꼭 잡고 조용히 매장을 걸어 나왔어. 억울한 죄인처럼 인적 드문 골목까지 한참 걸어가서 다시 확인했지만 도무지 실감이 안 나서 결국 집으로 직행했지.
집에 도착해서 복권 종이가 뚫어질 듯이 몇 번이고 눈으로 재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현타와 함께 당첨 사실이 실감 났어. 둘이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고, 곧바로 양가 부모님께 이 감격스러운 소식을 전했더니 다들 결혼 직전에 엄청난 행운이 찾아왔다며 입이 찢어지게 좋아하셨다고 해.
알고 보니 가끔 소액으로 복권을 사며 소소하게 즐기던 사람이었는데, 이번에 터진 20억 원 당첨금은 전부 알차게 결혼 준비 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혀서 훈훈함을 더했어. 예비 처가댁 기운을 받아서 인생 리셋 성공해 버린 이 스토리, 정말 전생에 나라를 구한 수준이라 괜히 내 로또 앱만 서글프게 들여다보게 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