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년 차 맞벌이 부부 이야기인데, 평소에 아주 착하고 순둥이라 법 없이도 살 것 같던 남편이 한 달 전부터 갑자기 변하기 시작했대. 업무량이 엄청 늘었다면서 평소보다 20분이나 일찍 출근하더라고. 아내는 유능한 우리 남편 고생하네 생각하며 그냥 믿어줬지.
근데 어느 날 우연히 블랙박스를 까봤더니 세상에, 매일 아침 어떤 여직원을 차에 태우고 있었던 거야. 심지어 그 여직원 집은 자기 집이랑 완전 반대 방향이었음. 20분이나 일찍 나간 이유가 자기 회사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 여직원 픽업 서비스 해주려고 그랬던 거지.
황당해서 물어보니까 남편 왈, 그 여직원이 사정이 안 좋아서 차를 처분했는데 출근길이 너무 험해서 도와준 거래. 힘든 미혼 여직원을 외면할 수 없었다나 뭐라나. 문제는 이걸 아내한테 한마디 상의도 안 하고 한 달 넘게 몰래 해왔다는 사실이야.
아내가 서운하다고 하니까 남편은 오히려 “동료 좀 도와준 건데 왜 이렇게 예민하냐”, “사람이 참 정이 없다”면서 적반하장으로 아내를 이상한 사람 취급했대. 거기다 카톡을 슬쩍 보니까 그 여직원은 “대리님 아니면 출근 못 했을 거예요, 제 마음 알아주는 건 대리님뿐”이라며 아주 훈훈하게 로맨스 소설을 쓰고 있더라고.
남편은 끝까지 “힘든 사람 위로해 준 게 죄냐”며 성까지 냈다는데, 떳떳했으면 아내한테 진작 말했겠지. 남의 사정에는 세상 제일 스윗한 봉사왕이면서 정작 제일 가까운 아내 마음은 까맣게 태우고 있는 상습 가스라이팅의 현장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