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형아가 4살 동생이랑 장난감 가지고 투닥거리다가 갑자기 방으로 쏙 들어가서 문을 잠그더라고. 알고 보니 동생 어린이집 가방에 비밀 손편지를 쓱 넣어둔 거였어. 편지 내용이 진짜 명작인데, 화날 땐 심호흡을 하고 엄마한테 짜증 내지 말고 기분을 말해보라는 멘탈 관리 꿀팁이 적혀 있었지. 엄마가 평소 형한테 해줬던 말을 고스란히 복사 붙여넣기해서 동생한테 전수해 준 거였어. 8살인데 벌써 인생 2회차 포스 제대로 풍기는 중이다.
요즘 꼬맹이들 인성 수준이 아주 사회 구성원 상위 1% 급이야. 19층 사는 아이는 층간소음 미안하다고 18층 할머니한테 귀여운 편지랑 그림을 붙여뒀는데, 할머니는 하나도 안 시끄러웠다며 부모님한테 비밀로 하고 맘껏 뛰어놀라고 스윗하게 답장까지 써주셨거든. 팍팍한 현대사회에서 보기 드문 완벽한 힐링 서사 그 자체 아닌가.
게다가 1년 동안 용돈을 끌어모아서 파출소 경찰관 아저씨들한테 치킨 쏜 초딩 사연까지 있잖아. 나중에 커서 기부왕이 되겠다는 손편지까지 전해줬다는데, 어른들 양심 찔리게 만드는 갓기들의 훈훈한 모먼트에 광대 승천을 참을 수가 없다. 주식 계좌만 들여다보던 내 자신을 뼈저리게 반성하게 만드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