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에 한창 꿀잠 자고 있는데 거실 쪽에서 갑자기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서 깬 사람이 있어. 이상하다 싶어서 거실로 스르륵 나가봤더니 세상에나, 현관문 쪽에 배달원 아저씨가 서있는 거야. 놀라서 당장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배달원이 너무나 당당하게 문이 열려있길래 들어왔다면서 “XX치킨 안 시키셨냐”고 물어보는 거 있지.
근데 알고 보니까 이 집 주인은 치킨을 시킨 적이 단 1도 없었어. 도어락이 살짝 고장 나 있긴 했지만 현관문은 분명히 꼭 닫혀 있었거든. 배달원은 초인종 한 번 안 눌러보고 그냥 문을 스르륵 열고 집 안까지 침투한 거였지. 술 취해서 자는 줄 알고 친절하게 들어왔다는데, 이건 친절이 아니라 거의 공포 영화 한 장면 아니냐고.
사건 전말을 알아보니까 배달 전표에 동은 안 적혀 있고 호수만 달랑 적혀 있어서 배달원이 동을 착각한 거였어. 아무리 길을 헷갈렸어도 응답이 없으면 전화를 먼저 걸어서 확인하는 게 정상인데, 다짜고짜 남의 집 거실까지 들어오는 건 진짜 선 제대로 넘었지.
결국 열받은 집 주인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배달원은 경범죄처벌법상 무단출입 혐의로 범칙금 2만 원 처분을 받았어. 남의 집 무단 침입해 놓고 범칙금이 고작 2만 원이라니 어이없지 않냐. 당연히 집 주인은 2만 원으로 절대 못 참는다며 현재 민사소송까지 빡세게 준비하는 중이래.
치킨 배달 하나 잘못 갔다가 경찰 출동에 법정 정모까지 당하게 생겼으니 진짜 스펙타클하다. 다들 남의 집 문은 함부로 열지 말고 초인종부터 누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