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치킨 주문도 안 했는데 배달기사가 내 집 거실 한복판까지 걸어 들어오는 황당한 사건이 터졌지 뭐야. 집 밖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나길래 홈캠을 슬쩍 쳐다봤더니, 글쎄 헬멧을 쓴 아저씨가 남의 거실을 유유히 거닐고 있더라고.
당황해서 항의했더니 배달기사님 해명이 참 스펙터클해. 문이 슬쩍 열려 있길래 주문자가 술 취해서 자는 줄 알고 친절하게 들어왔대. 알고 보니까 아파트 동을 헷갈려서 다른 동 같은 호수로 잘못 찾아간 거였어. 친절이 아주 과해도 너무 과했던 거지.
신고받고 부랴부랴 출동한 경찰은 일단 경범죄처벌법상 무단출입으로 범칙금 2만 원을 끊어줬어. 변호사 말로는 만약 여성 혼자 있는 집이었으면 정말 기절초풍하고 트라우마 생길 일이었다면서도, 동을 착각해서 들어간 거라 고의성이 입증 안 돼서 형법상 주거침입죄 성립은 어렵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영문도 모르고 한밤중에 거실을 침범당한 집주인은 정신적 충격이 너무 커서 도저히 못 참겠다고 해. 그래서 형사처벌이랑 별개로 민사소송까지 진행하겠다고 칼을 갈고 있는 중이야. 남의 집 문이 열려있다고 냅다 들어가는 건 아무리 배달 서비스 시대라 해도 선 제대로 넘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