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미친 듯이 더워지면서 한강 공원에 윗옷을 홀라당 벗어 던지고 달리는 일명 상탈 러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가족들이랑 한가롭게 산책하러 나온 시민들은 눈앞에 갑자기 살색 부대들이 우르르 달려오니까 당황해서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급하게 자리를 피하고 있지. 거기다 공용 운동기구에 땀을 흥건하게 적셔놓고 가니까 위생 문제로 찝찝하다는 민원도 줄을 잇는 중이야.
반면에 러너 형들의 항변도 만만치 않아. 이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옷이라도 벗어야 열사병 안 걸리고 뛸 수 있는 데다, 길거리 담배나 음주처럼 남한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너무 야박하게 구는 거 아니냐며 개인의 자유를 외치고 있거든. 개그맨 이용진도 사람이 아무도 없는 줄 알고 한강에서 상탈 러닝을 하다가 하필 진짜 몸짱인 박재범을 마주쳐서 눈치 보고 당황했던 민망한 썰을 풀었을 정도야.
사실 법적으로 봐도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은 주요 부위를 보여줘야 성립하는 거라, 단순히 윗옷 벗은 걸로 경찰이 단속하거나 과태료를 때릴 수는 없대. 그래서 서울시에서도 강제로 처벌하기보다는 공공장소에선 옷 좀 착용해 달라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부드럽게 계도하는 전략을 쓰고 있어. 신기하게도 안내 현수막을 붙인 뒤로는 민원이 싹 사라졌다니까, 다들 서로 조금씩 눈치껏 매너를 지켜주는 선비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