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시흥에서 기괴하면서도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어. 50대 엄마와 26살 아들이 악귀가 씌었다는 이유로 동생을 살해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사건이었지. 사건 전말을 들여다보면 엄마가 범행 닷새 전부터 자식들에게 금식을 시켰고, 이틀 전부터는 물조차 마시지 못하게 했대. 밤새 이상한 종교관을 설파하기도 했어. 아들은 처음엔 엄마를 병원에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만류했지만, 금식과 계속된 압박 속에서 결국 판단력이 마비되며 범행에 동조하고 말았지.
범행 당일 아침, 엄마는 반려견에게 악귀가 씌었다며 개를 공격한 뒤 사체를 삶기까지 했어. 그러다 화장실에 있던 딸을 보고는 악귀가 딸에게 옮겨갔다며 아들에게 동생을 함께 공격하라고 재촉했지. 모자는 흉기와 둔기로 참혹하게 범행을 저질렀고, 딸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어. 이후 두 사람은 자수해서 재판을 받게 됐지.
그런데 법원의 판단은 두 사람에게 아주 다르게 내려졌어. 엄마는 무죄를 받았지만 아들은 징역 10년이 선고됐거든. 같은 현장에서 함께 범행을 저질렀는데 판결이 갈린 이유는 법적 책임능력 차이 때문이었어. 정신감정 결과 엄마는 중증 조현병으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인정받아서 형벌 대신 치료감호 처분을 받았어. 반면 아들은 별다른 정신질환이 없었고 당시에 이성적인 판단 능력이 있었다고 판단되어 유죄가 선고된 거지. 세뇌와 비극이 얽힌 정말 씁쓸한 사건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