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받고 집에서 누워서 회복 중이던 사람이 답답해서 동네 한 바퀴 도는 산책을 나갔어. 몸도 풀 겸 걷다가 눈에 보이는 복권방에 들러서 즉석복권 스피또1000을 7장 사 들고 집으로 돌아왔지. 이때까지만 해도 큰 기대 없이 그냥 심심풀이로 스크래치나 긁어볼까 했던 거거든.
집에 도착해서 혼자 긁기 시작했는데, 글자 앞에 ‘오’가 딱 찍혀 있었어. 평소에도 몇 천원짜리 소액 당첨은 가끔 되던 편이라서 ‘아 이번에도 5천원 됐네, 소소하게 득템했네’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
그러고 나서 복권 7장을 전부 다 확인하고 책상 위를 정리하려는데, 5천원짜리인 줄 알았던 그 복권이 자꾸 눈에 밟혀서 다시 한번 유심히 살펴본 순간 진짜 자기 눈을 의심했잖아. 알고 보니까 5천원이 아니라 뒤에 동그라미가 더 붙은 5억 원이었던 거야.
순간 머리가 멍해지고 내가 꿈을 꾸고 있나 싶어서 완전히 얼떨떨했대. 배우자한테도 당첨 소식을 전했는데 둘 다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 싶어서 ‘이게 진짜냐’는 말만 계속 도돌이표처럼 반복했지 뭐야.
수술하고 회복하느라 한참 힘들고 지쳐 있던 타이밍에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 쏟아졌으니 제대로 힐링하고 살아갈 힘을 얻었대. 참고로 이 돈은 망설임 없이 전부 대출금 상환하는 데 깔끔하게 털어 넣을 계획이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