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엘리베이터 흠집 냈다고 택배기사한테 범칙금 2100만 원을 물리겠다는 공고를 붙여서 온라인이 아주 핫하게 달아올랐어. 아파트 입대의가 택배 기사님들이랑 기싸움 벌이는 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이번 건은 선을 좀 세게 넘은 느낌이지.
사실 과거 다산신도시 사례부터 시작해서 지하주차장 출입 막기, 승강기 이용료 받기 등 별의별 기상천외한 요구가 많았잖아. 기사님들 입장에서는 억울해도 갑 위치에 있는 아파트 측 요구에 눈치 보며 배송할 때가 많았단 말이지.
근데 팩트를 체크해 보면 아무리 입대의에 아파트 관리 권한이 있어도 지들 마음대로 규칙을 만들어 돈을 뜯어낼 순 없어. 국토부에서도 단지 내 도로를 그냥 통행한다고 통행료를 걷는 건 불가능하다고 딱 잘라 말했거든.
특히 이번 일에서 제일 웃긴 포인트는 바로 “범칙금 2100만 원”이야. 범칙금이나 벌금은 국가나 법원이 때리는 법적 제재지, 아파트 자치기구가 맘대로 창조해서 부과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 만약 엘베가 진짜 파손됐다 해도 손해를 입증해서 민사 소송을 걸어야지, 무작정 가짜 벌금 딱지를 붙이면 어떡하냐고.
물론 주민들 입장에서도 공용 시설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싶겠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일해야 하는 기사님들 사정도 고려해야지. 서로 머리 맞대고 현실적인 배송 기준을 만들 생각을 해야지, 본인들이 판사라도 된 것마냥 행동하는 건 진짜 에러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