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남산 달리기에 진심인 러너들을 위해서 돈 한 푼 안 받는 착한 공용 샤워장을 만들어줬잖아. 작년 10월에 개장해서 지금까지 1만 3천 명 가까이 다녀갈 정도로 러닝 족들의 성지가 됐단 말이지. 땀 뻘뻘 흘리고 깔끔하게 씻고 가라고 만들어준 천국 같은 공간인데, 여기서 상상을 초월하는 황당한 빌런이 등판했어.
올해 1월에 남자 샤워 부스 한복판에 누군가 큼직한 대변을 싸지르고 튄 거야. 관리센터 직원들이 식겁해서 제발 씻는 곳에서 응가 좀 싸지 말라고 읍소하는 경고문까지 붙였거든. 다 같이 쓰는 공공시설인데 기본 상식은 지켜달라면서 계속 이러면 샤워장 문 닫을 수도 있다고 심각하게 경고했단 말이지.
근데 불과 반년 만인 지난달에 또 똑같은 사건이 터졌어. 이번에도 역시 남자 샤워실 부스 안에서 똥 테러가 발생한 거야. 도대체 씻으면서 괄약근 조절을 못 한 건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 건지 알 수가 없는데, 결국 불쌍한 현장 관리 직원분들이 손수 오물을 치우셔야 했지.
길거리나 공공장소에 오물 버리고 튀면 경범죄 처벌법으로 범칙금 5만 원 각인데, 서울시에서는 지금까지 다녀간 이용자 수에 비하면 극소수의 일탈이라고 보고 경고 안내만 더 강화하겠대. 러닝 뛰다가 아무리 장 운동이 활발해져도 응가는 제발 화장실 변기 부스에 안착시키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