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사별하고 3년 동안 홀로 지내던 72세 형님이 딸래미의 강력 추천과 성화에 못 이겨 실버타운에 터를 잡은 지 벌써 1년이 됐다고 해. 처음엔 그저 자식들 걱정 안 시키려고 들어갔는데, 신축 건물에 기존 생활권이랑 가까운 도심형으로 깐깐하게 발품 팔아 골라 들어갔지. 억 단위 보증금은 평생 아껴 모은 퇴직금이랑 살던 집 정리한 돈을 싹 털어 넣었고, 혹시나 돈 떼일까 봐 야무지게 전세권 설정까지 완료했대.
숨만 쉬어도 나가는 월 생활비는 밥값 포함해서 300만 원 이상 깨지는데, 국민연금에다가 개인택시 운전해서 버는 돈으로 쿨하게 메우고 있어. 자식들이 주는 용돈은 손주들 주머니로 바로 슛 골인시키는 스윗한 할아버지야. 의무 식사 말고 남은 끼니는 식당에서 친해진 동네 형님들이랑 “형님 소주 한 잔 합시다” 하면서 바깥에서 신나게 해결한다고 해.
막상 살아보니 상상 속의 무릉도원까진 아니지만, 때 되면 남이 차려주는 삼시세끼 따끈한 밥 먹는 게 제일 편하고 만족스럽대. 혼자 밥 차려 먹으면서 느끼는 짠함과 외로움을 싹 날려버릴 수 있어서 혼자 된 어르신들에게는 최고라네. 이제는 밥시간만 되면 서로 전화 걸어 챙겨주고 슬기로운 인싸 실버타운 라이프를 200퍼센트 즐기는 중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