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엑스(X) 계정에 무려 정성스러운 한글로 작성된 장문의 경고글을 냅다 올려버렸어. 한국이랑 이란이 6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 존중하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잘 유지해 왔는데, 갑자기 미국의 압박에 못 이겨 호르무즈 해협에 군대를 보내는 걸 검토하냐면서 단단히 선을 그어버린 거지.
이 일이 벌어진 건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기름길 안전을 지키는 데 동맹국들이 군사 자산을 보내서 힘 좀 보태라고 압박을 전방위로 가하고 있기 때문이야. 미국 에너지부 장관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다른 나라들도 빨리 와서 같이 고생하자고 은근히 꼽을 주니까,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중간에 껴서 매서운 눈치 게임을 하던 중이었거든.
하지만 이란은 미국을 전쟁범죄 가해자로 보고 있어서, 한국이 거기 파병하는 순간 미국을 지지하는 침략 공범으로 간주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했어. 심지어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라는 서늘한 문구가 박힌 이미지까지 함께 게시하면서 엄포를 놓았지. 파파고 대충 돌린 게 아니라 대변인 계정으로 작정하고 한글 직구를 날린 게 핵심이야.
상황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기 딱 좋게 흘러가니까 우리나라 외교부는 일단 소통 타령을 하며 불을 끄려 애쓰는 중이야. 호르무즈 해협의 평화와 우리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관련 국가들과 열심히 이야기 나누고 있다며 유연하게 넘어간 건데, 과연 미국과 이란이라는 두 거물 사이에서 어떤 신의 한 수를 둘지 참 흥미진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