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가게 앞에 배달된 계란 한 판이 자꾸 없어지는 괴상한 일이 터졌어. 사장님은 배달기사가 계란을 자꾸 빼먹고 두고 간 줄 알고 매번 배달원이랑 배달 수량 가지고 옥신각신했거든. 서로를 불신의 눈초리로 바라보면서 사이가 점점 안 좋아지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상하니까 사장님이 결국 CCTV를 확인해 보기로 한 거지.
그런데 화면을 켜고 돌려보니까 완전 예상치 못한 뜻밖의 장면이 찍혀 있었어. 지난 9일 새벽 4시쯤에 초록색 상의를 입은 할머니 한 분이 가게 앞을 슬금슬금 서성거리더니, 자연스럽게 가게 앞에 놓여 있던 계란 한 판을 쏙 집어 드는 거 있지. 그러더니 미리 끌고 온 유모차에 아주 익숙하게 계란을 실어 나르고 유유히 현장을 떠나버렸어.
주저함도 없이 곧바로 계란이 있는 위치로 직진하는 모습을 보니까 이미 그 자리에 계란이 놓인다는 걸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것 같아.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고 완전 숙련된 베테랑의 아우라가 느껴질 정도였지. 사장님은 그동안 배달기사분만 의심했던 게 너무 미안해졌고, 지금까지 사라졌던 계란도 전부 이 할머니 소행이라고 확신하게 됐어.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도 애꿎은 배달기사만 억울하게 오해받을 뻔했다면서,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남의 자산을 훔치는 범죄가 용서될 수는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어. 하마터면 생사람 잡고 배달 기사님이랑 손절할 뻔했던 웃지 못할 씁쓸한 사건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