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30대 남자가 2년 넘게 사귄 존예 여친이랑 슬슬 결혼 각을 재고 있었대. 여친이 피부 관리부터 필라테스에 네일아트까지 풀세팅하고 다니고, 호캉스랑 파인다이닝 다니면서 쇼핑할 때도 가격표 따위는 쳐다도 안 보는 우아한 스타일이라 주변 지인들은 다 금수저 집안 딸인 줄 알고 있었음. 모임에서 계산할 때도 뿜빠이 각 재며 눈치 보는 거 싫다고 시원하게 긁어버리는 스타일이라 부잣집 아가씨 포스 풀풀 풍겼다고 함.
근데 문제는 결혼 얘기 오가면서 통장을 열어보니까 적금이라는 금융 상품 자체를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더라는 거임. 비상금 쟁여둔 건 카드값 빵꾸 날 때마다 탈탈 털어먹기 바쁘고, 한마디로 숨 쉬듯이 탕진잼을 즐기는 진성 욜로족이었던 거지. 집안도 지극히 평범하고 월급도 빤히 아는데 대체 이 돈이 어디서 솟아나는지 남친 입장에선 미스터리 그 자체였음.
참다못해 소비 좀 줄이자고 넌지시 태클을 걸어봤는데 여친 반응이 더 레전드임. “내가 백수도 아니고 빚진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 오빠도 호캉스 가서 맛있는 거 먹을 때 솔직히 좋았잖아?” 이러면서 파워 당당하게 나오는 거임. 남친도 그동안 콩고물 얻어먹은 게 있어서 대놓고 뭐라 하진 못하는데, 막상 결혼 도장 찍으려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될까 봐 심장 쫄려서 커뮤니티에 내가 속물이냐며 SOS를 쳤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