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캘린더 열어봤다가 침묵에 빠진 사람이 한둘이 아닐 거다. 목금토에 일요일까지 딱 4일 쉬는 실화냐 싶은 연휴거든. 작년엔 연차 스킬 써서 10일까지 쉬면서 꿀 빨았는데, 이번엔 고향 한번 왕복하고 송편 몇 개 집어먹으면 숨 쉴 틈도 없이 끝나는 각이다.
그래서 다들 토요일도 빨간 날이니 28일 월요일을 대체공휴일로 해달라며 행복회로를 풀가동하는 중이다. 커뮤니티에선 “4일이면 충분하다”는 쿨한 반응도 보이지만, 대다수는 도로 위에서 시간 다 날린다며 하루만 더 달라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추석은 일요일이나 다른 공휴일과 겹쳐야만 대체공휴일이 발동된다. 토요일 겹침은 얄짤없이 예외라서 법적으론 그냥 출근각이다.
남은 희망은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주는 깜짝 버프뿐이다. 과거에도 연휴 열흘 전에 기습 발표해서 직장인들을 구원해 준 전례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번엔 명분이 너무 약하다. 예전에 쉬게 해줬더니 내수 경제 살리기는커녕 다들 인천공항으로 런쳐서 해외 출국자 신기록만 세웠기 때문이다. 공짜 휴일 줬더니 나라 밖에서 돈 쓰는 꼴을 정부가 곱게 볼 리 없다.
게다가 평일에 갑자기 쉬어버리면 기업들은 휴일수당에 생산성 떨어진다고 곡소리 내고, 맞벌이 집안은 아이 맡길 데 없어서 비상이 걸린다. 현재 정부도 공식적으로 검토하는 건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하는 분위기다. 이대로면 기적은 없고 28일 월요일 아침 지옥철 탑승 확정이니, 쉬고 싶다면 조용히 연차 결재창이나 띄우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