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인간 실사판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전설의 탈옥 사건이 하나 있음. 2012년에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던 최갑복이라는 전과 25범 이야기임. 이 사람이 빠져나간 구멍이 어디냐면, 유치장 밥 넣어주는 세로 15센티미터짜리 배식구였음. 성인 머리도 간신히 들어갈 만한 틈인데 거길 온몸으로 뚫고 도망친 거임.
탈주 과정도 거의 만화 수준이었음. 어디서 상처 연고를 미리 구해두더니, 거사 직전에 온몸이랑 쇠창살에 연고를 치덕치덕 바름. 그러고는 이불 밑에 옷이랑 베개를 쑤셔 넣어서 꿀잠 자는 것처럼 위장해 두고, 배식구에 머리부터 밀어 넣어서 몸을 좌우로 비틀며 3분 만에 쏙 빠져나감. 배식구 뚫고 환기창 넘어서 건물 밖으로 튀는 데 딱 8분 걸렸다니 거의 액체괴물 그 자체였음. 심지어 며칠 전부터 머리 들이밀면서 탈출 리허설까지 했는데도 아무도 눈치를 못 챔.
그럼 당시 경찰들은 뭐 하고 있었냐고? 규정상 두 명이 지켜야 하는데 한 명은 불 끄고 자리 비웠고, 다른 한 명은 감시대에서 아주 딥슬립을 때리고 있었음. 순찰 돌던 간부도 인원 체크 대충 하고 지나치는 바람에 탈옥한 지 두 시간 반이나 지나서야 사라진 걸 알았다고 함.
결국 전국에 수배령 떨어지고 도망 다니다가 엿새 만에 아파트 옥상 보일러실에서 잡힘. 근데 잡힌 꼴도 웃긴 게, 빈 라면 상자를 뒤집어쓰고 숨어 있다가 상자가 꼼지락거려서 딱 걸렸음. 좁디좁은 쇠창살은 기가 막히게 통과해 놓고 라면 상자 잠입술은 실패해서 도로 잡혀 들어간 게 유머 포인트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