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축제 끝난 늦은 밤에 광역버스 막차가 만석이라서 원래는 사람을 더 못 태우는 각이었거든. 고속도로 달리는 버스라 입석 자체가 법적으로 칼같이 금지란 말이지. 근데 밖에서 중학생들이 발 동동 구르면서 제발 태워달라고 간절하게 비니까, 20년 경력의 베테랑 기사님이 짠해서 눈 딱 감고 태워줬대. 애들 길바닥에 미아 되는 꼴을 차마 못 보겠어서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고 태운 거지.
여기까지만 보면 훈훈한 갓성 엔딩 각이었는데, 갑자기 버스 안에 있던 한 승객이 극대노하면서 급발진을 해버렸음. 왜 규정 어기고 쟤네를 입석으로 태우냐면서, 어른이나 애나 똑같은 사람 아니냐고 물고 늘어진 거임. 기사님이 막차이고 애들이 너무 어려서 그러니까 한 번만 양해해달라고 사정했는데도 얄짤없었음.
알고 보니까 이 승객, 과거에 자기가 만석 버스 타려다가 칼같이 뺀찌 먹고 억울하게 택시비 쌩돈 날렸던 흑역사가 있던 거였음. “나 때는 안 태워줘서 비싼 택시비 태웠는데 왜 쟤네만 봐주냐”는 기적의 보상심리 발동하더니, 곧바로 다음 정류장에 경찰 불러버리는 풀악셀을 밟아버림.
결국 다음 정류장에 경찰 출동해서 기사님은 빼도 박도 못하고 과태료 딱지 떼였고, 며칠 뒤엔 국민신문고 민원 테러까지 접수됐대. 원칙주의 끝판왕을 넘어서 진짜 숨 막히는 빌런이라는 반응이랑, 그래도 안전 규칙은 지키는 게 맞다는 반응으로 제대로 갈리는 중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