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네 살 직장인이 월 실수령 280만 원 받으면서 빚도 없고 적금도 차곡차곡 넣고 취미생활 즐기면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갓생을 살고 있었거든. 본인 기준에선 이 정도면 충분히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이었단 말이지.
근데 오랜만에 나간 대학 동기 모임에서 일이 터져버렸어. 나이가 서른 중반쯤 되니까 자연스럽게 재테크랑 부동산 얘기가 나오더니, 갑자기 분위기가 무슨 수련회 마지막 날 캠프파이어 촛불의식마냥 다 같이 연봉을 까발리는 연봉 배틀로 번진 거야. 어쩔 수 없이 본인도 솔직하게 월 280 번다고 털어놨지.
그랬더니 대기업 다닌다는 친구 녀석이 동공지진을 일으키더니, “요즘 살벌한 물가에 그 돈으로 생활이 되긴 하냐, 월세 내고 숨만 쉬어도 남는 거 없어서 쪼들리겠다”라며 걱정을 빙자한 무호흡 팩폭을 꽂아 넣은 거야. 알고 보니 자기는 이번에 성과급 든든하게 땡겼다고 티 내고 싶어서 은근슬쩍 우월감 뿜뿜했던 거지.
순간 속에서 멘탈이 와르르 갈려 나갔지만 애써 쿨한 척 웃으면서 “나 빚 하나도 없고 먹고 싶은 거 다 잘 사 먹으니까 신경 끄셔도 됩니다” 하고 받아쳤대. 근데 아무리 멘탈을 붙잡으려 해도 씁쓸한 기분이 가시질 않아서 결국 적당히 핑계 대고 모임에서 탈출해 버렸어.
이 사연 본 네티즌들도 같이 분노했잖아. 그렇게 안쓰러우면 통장에 매달 50씩 꽂아주면서 걱정하든가, 500 벌어서 450 쓰는 사람보다 빚 없이 280 벌어서 만족하며 사는 게 진짜 승리자라면서 남이랑 비교질 시작하는 순간 인생 지옥문 열리는 거니까 절대 기죽지 말라고 폭풍 쉴드를 쳐줬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