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들 숨통 좀 트여주겠다고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로 두 배나 뻥튀기해 줬거든. 덕분에 5대 시중은행에 2조 8천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추가 대출 한도가 생겼단 말이지. 근데 이 막대한 돈이 순식간에 싹 털리면서 불과 한 달 만에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렸어. 뚜껑을 열어보니까 새로 늘려준 한도는커녕 연간 목표치보다 1800억 원이나 더 초과해서 대출 잔치가 끝나버린 셈이야.
은행들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완전 레전드 찍고 있어. 5대 은행 중에 이미 2곳은 연간 한도를 진작에 뚫고 안드로메다로 날아갔고, 나머지 2곳도 목표치 턱밑까지 차올라서 숨넘어가기 직전이거든. 심지어 신한은행은 이달 초에 대출 접수 셔터 올리자마자 이틀 만에 한 달 치 한도가 몽땅 털려서 부랴부랴 마감 쳤대. 하나은행이나 기업은행도 월별로 쥐꼬리만큼 한도 쪼개가며 겨우 버티는 중인데, 이건 뭐 수강신청 광탈도 아니고 이틀 컷 마감이 말이 되냐고.
진짜 골 때리는 문제는 지금이 딱 가을 이사철이라 집 사고 전세 잔금 치러야 하는 타이밍이라는 거야. 은행들이 연말까지 총량 관리 빡세게 들어간다고 대출 창구 문을 꽁꽁 걸어 잠글 태세라 완전 대출 빙하기가 찾아왔어. 정책대출 합친 전체 잔액은 반년 만에 찔끔 줄었다고는 하지만 시중은행 대출은 이미 셔터 내린 거나 다름없거든. 피땀 흘려 내 집 마련하려던 실수요자들만 영끌은커녕 대출 절벽 앞에서 강제 존버 타게 생긴 상황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