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말기로 딱 두 달 남았다는 판정을 받은 아버지가 있었어. 아들은 아버지가 충격받고 무너질까 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면서도 그냥 더 치료받으러 가는 거라고 둘러댔지. 그런데 아버지는 이미 본인의 마지막을 직감하고 계셨던 거야. 병상에서 세례를 받고 납골당 이야기를 꺼내시더니, 결국 가족들의 배웅 속에 조용히 눈을 감으셨어.
이 먹먹한 이야기 뒤에는 정말 씁쓸하고 답답한 현실이 숨어 있어. 서울만 해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호스피스 병상이 최소 760개는 필요한데, 실제로 굴러가는 자리는 328개뿐이래. 대기 순번만 60번대까지 밀려 있어서 병실을 기다리다가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도 흔하다고 해.
병상이 이렇게 턱없이 모자란 이유는 결국 돈 문제 때문이야. 호스피스는 완치가 목적이 아니라 통증과 고통을 줄여주는 완화의료 중심이라 비싼 검사나 비급여 시술이 전혀 없거든. 간호사, 간병인, 복지사 등 챙겨야 할 손길은 엄청 많이 필요한데 환자 부담금은 하루 2만 5천 원 수준 정액제라 병원 입장에선 운영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야.
실제로 서울 시립병원 네 곳에서 난 의료 적자만 작년에 850억 원이 넘었다고 해. 사정이 이러니 대형 민간병원들은 손해를 피하려고 기피하고, 공공병원이나 종교 재단만 겨우 버티는 실정이지. 사람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존엄을 지키며 떠날 권리마저 수익성 논리에 밀려 부족하다는 사실이 참 씁쓸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