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윗날 송편 먹다가 목에 턱 걸릴 만한 씁쓸한 참사가 터져버렸다.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일전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일본한테 0대5로 아주 깔끔하게 영봉패를 당했다. 제일 뼈아픈 건 상대 일본팀이 프로 1군도 아니고 본업이 따로 있는 순수 사회인 야구 실업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KBO 프로 정예 멤버들 꽉 채워서 금메달 따러 갔다가 투잡 뛰는 직장인들한테 영혼까지 털려버린 셈이다.
타선은 그야말로 눈물겨운 식물 타선 그 자체였다. 일본 선발 히구치 신 공에 타이밍을 전혀 못 맞추면서 7이닝 동안 단 4안타에 꽁꽁 묶였다. 그나마 안타 치고 출루하면 뭐 하나 싶을 정도로 환상적인 밥상 엎기를 시전했다. 1회, 4회, 5회에 차례대로 병살타를 뿜어내며 6회까지 병살타만 3개를 적립했다. 중심 타선에서 기회를 시원하게 삭제해 버리니 점수가 날 턱이 없었다.
마운드와 수비 호흡도 답답함 그 자체였다. 선발 소형준이 3회에 집중타 맞고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3실점 와르르 무너졌다. 뒤이어 등판한 믿을맨 필승조 조병현과 박영현마저 6회에 적시타 맞고 2점을 더 헌납하며 그대로 침몰했다. 결국 결승에 가려면 다음 경기인 중국을 무조건 꺾고, 점수 득실 따지는 TQB 계산기나 열심히 두들겨야 하는 굴욕적인 처지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