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5연패 각 잡고 비장하게 출격했던 야구 대표팀이 일본한테 0대5로 털리면서 멘탈이 바사삭 부서져 버렸다. 심지어 상대는 프로 선수도 아니고 낮에는 회사 일하고 밤에 공 던지는 순수 사회인 야구단, 즉 직장인 투잡러 형님들이었다는 게 레전드다. 2006년 도하 참사 이후 무려 20년 만에 사회인 야구한테 털리는 역사적인 굴욕을 갱신했다.
경기 내용은 그야말로 처참함 그 자체였다. 선발로 나선 소형준은 3회에 짤짤이 안타랑 볼넷을 퍼주더니 순식간에 3점을 헌납했다. 뒤이어 올라온 조병현이랑 박영현도 불을 끄기는커녕 시원하게 기름을 들이붓고 2점을 더 상납해 버렸다. 마운드가 이렇게 두들겨 맞을 동안 타선이라도 밥값을 했어야 했는데 타자들은 더 심각했다.
상대 선발 히구치 신의 공에 배트가 완전히 얼어붙으면서 경기 내내 친 안타가 고작 4개였다. 심지어 주자가 겨우 나가기만 하면 병살타를 치면서 찬스마다 찬물을 시원하게 끼얹었다. 노시환이 병살타 두 개, 윤동희가 한 개를 합작하면서 공격의 맥을 스스로 칼같이 끊어버렸다.
이제 중국을 무조건 이기고 일본이 대만을 꺾어주기만을 기도해야 결승에 올라갈 수 있는 굴욕적인 경우의 수 메타에 들어갔다. 수십억 연봉 받는 KBO 정예 멤버들이 퇴근 후 취미로 공 던지는 직장인 야구단한테 0점으로 꽁꽁 묶인 이 역대급 상황을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신이 혼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