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갈 일 있으면 이제 아침잠 30분 더 자도 합법이라는 소식이 떴음.
내년 4월부터 시중은행 영업점 오픈 시간이 오전 9시에서 9시 30분으로 늦춰진다고 함. 원래도 오후 4시면 칼같이 셔터 내려서 직장인들한테는 반차나 연차 쓰고 찾아가야 하는 난공불락 요새였는데, 이제 오픈 시간까지 30분 뒤로 밀리면서 하루 고객 응대 시간이 싹둑 잘려 나간 셈임.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금융노조랑 사측이 머리 맞대고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을 벌인 끝에 잠정 합의를 봤기 때문임. 창구 직원들 출근 시간하고 손님 응대 시간 차이를 좁혀서 숨통 좀 트이게 하겠다는 빅픽처인데, 이 합의 덕분에 예고됐던 2차 총파업도 없던 일로 쿨하게 취소됐음.
근데 영업시간 단축에서 끝나는 게 아님. 합의 보따리를 탈탈 털어보니까 알짜배기 복지 혜택이 쏟아져 나왔음. 일단 총액임금 3.0퍼센트 인상 도장 쾅 찍었고, 자율출근제 도입에다가 금요일에는 손님 일찍 마감 치는 라스트콜 제도랑 보상휴가까지 세트로 챙겼음. 게다가 육아휴직 대상 자녀도 초등학교 6학년까지 팍팍 늘려주기로 합의함.
솔직히 은행원들 복지 떡상하고 워라밸 챙기는 건 부럽긴 한데, 점심시간에 영혼까지 끌어모아 은행 셔터런 뛰어야 하는 K-직장인들 입장에선 눈물이 앞을 가릴 수밖에 없음. 이제 아침 9시에 헐레벌떡 은행 문 두드려봤자 굳게 닫혀 있을 테니, 앞으로 창구 방문할 일 생기면 타임테이블 칼같이 계산해서 헛걸음 안 하게 조심해야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