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 걸린 영화 한 편 때문에 감독이랑 제작진이 단체로 경찰서 정모를 치르게 생겼어. 이번에 개봉한 ‘암살자(들)’라는 영화 때문인데,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작품이거든. 원래 공식 수사 결과는 조총련과 북한 지령을 받은 문세광의 저격 시도였잖아. 그런데 영화에서 의문의 총탄 출처를 파고들면서 권력기관이나 박 전 대통령이 배후에 연루된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긴 게 화근이 됐지.
이걸 본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이 도저히 못 참겠다며 서울경찰청으로 직행했어. 영화 기획사 대표부터 허진호 감독, 각본가들까지 4명을 허위사실 적시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싹 묶어서 형사 고발을 때려버린 거야. 제목에 단수가 아니라 굳이 ‘(들)’이라는 복수형을 달아둔 것부터 다른 암살 주체가 있는 양 관객들을 유도하는 왜곡이라는 입장이지. 게다가 고인의 유족들 평가를 깎아내리는 행위라면서, 영화 쉴드 치는 정치인들을 향해 다른 역사적 비극도 이런 상상력으로 영화 찍으면 편들어줄 거냐고 매섭게 돌직구를 날렸어.
경찰 고발이라는 매운맛 피드백이 들어오자 제작진도 부랴부랴 공식 입장문을 내고 진화에 나섰어. 사실을 왜곡하거나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만든 건 절대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했거든. 하지만 워낙 폭발력 있는 현대사 소재를 건드린 탓에 스크린을 넘어 법정 다툼으로까지 번지게 생겼으니 당분간 논란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