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시간이 오전 9시에서 9시 30분으로 30분 늦춰진대. 문 닫는 시간은 그대로 오후 4시라서, 결국 하루에 손님 응대하는 시간이 7시간에서 6시간 반으로 줄어드는 셈이지. 노조 피셜로는 건국 이래 최초로 은행 영업시간 자체가 줄어드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나 뭐라나.
은행 측 입장은 꽤 쿨해. 요즘 다들 스마트폰으로 뱅킹하지 굳이 아침 9시부터 번호표 뽑고 오픈런 때리는 사람이 어디 흔하냐는 논리야. 오전엔 창구가 비교적 한산해서 30분 늦게 열어도 큰 탈 없을 거라는 계산이지. 게다가 은행원들도 9시에 셔터 올리려고 그동안 8시 30분까지 출근했던 게 “비정상”이었다면서, 이제 9시 출근으로 늦춰지니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환호하고 있어. 핵심은 일하는 시간은 줄어드는데 월급은 1도 안 깎인다는 점이지. 진짜 부러워서 눈물 날 지경이야.
여기에 금요일엔 맛집 라스트오더 뺨치는 “라스트콜” 제도까지 들어선대. 마감 30분 전부터 슬슬 마감 준비하면서 칼퇴 각을 재겠다는 건데, 사측에선 오후 4시 마감은 유지한다고 부랴부랴 해명했어. 그래도 금요일 오후에 은행 창구 뚫기는 거의 명절 기차표 예매급 난이도가 될 게 뻔해.
점심시간 쪼개서 겨우 은행 가던 K-직장인들 입장에선 갈수록 은행 문턱 넘기가 힘들어지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어. 이러다 조만간 은행 점심시간 브레이크 타임까지 생기는 거 아닌가 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