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 감독 신작 ‘암살자(들)’ 개봉하자마자 고증 문제로 커뮤니티가 활활 불타오르고 있어.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인데, 원래 공식 기록은 문세광 단독 범행이잖아. 근데 영화에서 “만약 다른 배후나 숨은 인물이 있었다면?” 하면서 온갖 영화적 상상력을 풀가동해버린 거지. 공식 기록에 없는 가상 인물과 설정을 잔뜩 집어넣으니까 바로 역사 왜곡 아니냐며 갑론을박이 터졌음.
사실 역사에 픽션 버무리는 팩션 영화에서 상상력 더하는 건 거의 클리셰 수준이긴 해. 영화 ‘올빼미’도 소현세자 죽음에 스릴러 한 스푼 얹었고, 허 감독 전작인 ‘덕혜옹주’나 ‘천문’도 실존 인물에 MSG 팍팍 쳤었거든. 전문가들도 팩션 자체가 팩트랑 픽션을 합친 장르니까 “영화는 영화로 봐야지, 왜곡으로만 몰아가는 건 좀 억울하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함.
근데 이번에 유독 장작이 거세게 타오르는 치명적인 이유가 있어. 이게 몇백 년 전 조선 시대 배경이 아니라, 불과 50년 전인 1974년 현대사 사건이거든. 그 시대를 직접 겪고 또렷하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살아있고, 정치적으로도 버튼이 바로 눌리는 워낙 민감한 소재잖아.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이슈는 원래 불씨만 닿아도 바로 활활 타오르는 치트키 같은 거니까.
결국 창작의 자유라는 쉴드로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느냐를 두고 끝장 토론이 벌어지는 중이야. 영화적 재미를 위한 과감한 각색인지, 아니면 선 넘은 역사 왜곡인지 관객들 사이에서도 마라맛 키배가 한창인데, 당분간 이 떡밥은 쉽게 안 식을 것 같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