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이랑 중앙아시아에서 살던 외제 바퀴벌레가 부산 감만항에 아주 제대로 정착을 해버렸대. 이름도 무려 “투르키스탄 바퀴”인데, 곤충 커뮤니티나 파충류 집사들 사이에서는 “레드 러너”라는 간지 나는 별명으로 유명한 녀석이거든. 연구진들이 감만항 하수구를 집중적으로 털어봤더니 성충에 약충에 심지어 알집까지 싹 다 나왔다잖아. 알부터 어른 바퀴벌레까지 생애주기가 통째로 확인된 거라, 이건 온 가족이 손잡고 부산으로 집단 이민 와서 영주권 따고 살림 차렸다는 소리임.
왜 하필 부산에 둥지를 틀었냐면, 여기가 겨울에도 비교적 따뜻하고 항만 근처는 기온 변화가 적어서 녀석들 입장에선 완벽한 5성급 호캉스 한파 대피소였던 거지. 몸길이는 3센티미터 정도 되는 검붉은 놈인데 스펙이 아주 무시무시함. 220일 만에 성충으로 초고속 진화하고, 암컷 한 마리가 새끼를 350마리씩 낳아버린대. 번식력이 거의 사기 치트키 수준이라 파충류 간식용으로 반입됐다가 탈출한 거 아니냐는 킹리적 갓심까지 솔솔 나오는 상황임.
미국이랑 일본, 유럽도 이미 이 바퀴벌레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데, 벌써 감만항 밖 동네 공원까지 진출한 개체가 발견됐대. 이러다 토착종인 먹바퀴랑 하수구에서 치열한 영역 배틀 뜨면서 생태계 물 흐릴 각 날카롭게 섰음. 그렇다고 살충제를 무작정 난사하면 주변 환경까지 다 망가지니까 꼼꼼하게 미끼 놓고 방제해야 한다는데, 밤길 걷다가 이 날쌘 외제 바퀴랑 아이컨택할까 봐 벌써부터 온몸에 닭살 돋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