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산에서 전현무가 여권 달랑 들고 공항 가서 “어디 가지?” 고민하다가 즉흥으로 카자흐스탄 끊고 날아간 거 기억남? 당시 방송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아보고 싶다며 낭만 치사량이라고 감탄했던 사람들 전부 뒤통수 얼얼해질 소식이 터졌음. 알고 보니 숨 쉬는 거 빼고 시나리오부터 대사까지 싹 다 정해져 있던 철저한 연출이었던 거임.
국회에 제출된 인천공항공사 촬영 허가 서류가 까발려졌는데, 출국 날짜랑 탑승할 비행기 편명, 심지어 오전 11시 10분 출발 시간까지 소름 돋게 적혀 있었음. 더 레전드인 건 전현무가 현장에서 고민하는 척 던졌던 “중국은 너무 많이 갔고 카자흐스탄 가볼까?”라는 대사까지 대본에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박혀 있었다는 점임. 전현무 이 정도면 연기대상 노렸어도 합격 목걸이 받았을 수준임.
제작진은 카자흐스탄 갈 확률이 높아서 미리 대비한 것뿐이고 찐 즉흥 여행이 맞다고 억울해했거든? 근데 정작 공항에 낸 서류엔 다른 나라 항공사 서류는 1도 없었고 카자흐스탄 항공사 딱 하나뿐이었음. 게다가 현지 렌터카 사전 공증에 알마티시 관광국 공식 지원 팩트까지 털리면서 완전 빼박 캔트 상황이 되어버렸음.
결국 즉흥 여행이란 타이틀 달고 시청자들 감성 자극했던 역대급 트루먼 쇼였던 셈임. 방송국 놈들의 치밀한 빌드업과 메소드 연기에 순진하게 속아 넘어간 시청자들만 머쓱해진 꼴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