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경차 한 대가 차체 사방에 온갖 스티커를 붙이고 도로에 출몰했는데, 그 비하인드 스토리가 아주 훈훈해서 가슴을 찡하게 만들고 있어. 차를 보면 “어린이집 등하원 중입니다”, “왕초보”, “죄송합니다” 같은 멘트가 거의 도배 수준으로 붙어 있거든. 딱 봐도 초보운전 포스가 철철 넘치는데, 알고 보니 이 차주의 정체는 눈물겨운 모성애를 품은 어머니였던 거지.
사연인즉슨 아이 발달이 조금 느려서 센터로 언어랑 감각 통합 치료를 받으러 다녀야 하는데, 거리가 차로 5분에서 10분 정도였대. 근데 장롱면허 소유자 엄마 입장에선 거의 지옥의 레이싱 코스였던 거야. 처음엔 운전이 너무 무서워서 유모차 끌고 뚜벅이 모드로 다녔는데, 눈 오는 날엔 신발에 아이젠까지 차고 다녔고 비 오면 가까운 거리라 택시도 안 잡혀서 완전 멘붕이었지. 결국 자식 치료를 위해 공포심을 이겨내고 흰색 경차를 뽑아서 도로 위 강제 레벨업을 시작한 셈이야.
다른 차들에게 민폐 안 끼치려고 “저 진짜 쪼렙이니까 조심해 주세요”라는 심정으로 스티커를 붙였다는데, 도로 위의 운전자들이 빵빵거리기는커녕 뒤에서 안전거리 넉넉하게 벌려주고 폭풍 양보까지 해줬다고 해. 사연을 본 사람들도 제발 내 앞에 나타나면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터주겠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아이를 위해 운전 포비아를 극복한 이 어머님, 조만간 칼각 주차까지 섭렵하는 베스트 드라이버가 될 게 분명해 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