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4년이나 흘렀는데, 이번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음이 참 무겁고 먹먹해진다. 4주기를 앞두고 노르웨이, 이란, 프랑스 등 10개국에서 온 서른 명 넘는 가족들이 서울에서 간담회를 열었거든. 사랑하는 딸을 떠나보낸 한 노르웨이인 아버지는, 한국어를 좋아하고 여행을 즐기던 아이가 차가운 상자에 담겨 돌아왔다면서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울분을 삼키지 못하셨어.
더 마음 아픈 건 4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는데도 가족들은 여전히 진상 규명이나 책임자 처벌 과정에 대해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거야. 카자흐스탄 희생자 유족은 동생이 어느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언제 사망했는지를 올해에야 겨우 확인했다고 해. 또 이란인 희생자 어머니는 아이의 마지막 심장박동이 기록되어 있을 스마트워치나 휴대전화는커녕, 이름이 적힌 신분증조차 여태 돌려받지 못했다며 눈물을 흘리셨지.
그동안 수없이 서류를 내봤지만 담당자와 이메일이 계속 바뀌는 바람에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조차 알기 힘들었다고 하더라. 멀리 외국에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때 전달받지 못한 채 깊은 언어 장벽 속에서 답답한 세월을 버틴 셈이야. 참사 4년 만에야 정부가 온라인 소통 창구를 겨우 열었다고 하는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너무 늦은 대처가 아니었나 싶어서 씁쓸한 마음이 가시질 않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