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수사반장이자 한국의 국민 아버지였던 배우 최불암 선생님이 향년 87세로 영면에 드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야. 작년에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으신 뒤로 거동이 불편해지셔서 14년간 지켜오셨던 ‘한국인의 밥상’에서도 하차하시고 재활에 힘쓰셨는데,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지시면서 결국 병원에서 조용히 눈을 감으셨어.
67년이라는 기나긴 연기 인생을 돌아보면 그야말로 한국 방송사의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였지. 20대 젊은 시절부터 노역을 마다하지 않으셨고, 전설적인 수사물 ‘수사반장’의 박 반장부터 22년간 안방극장을 지킨 ‘전원일기’의 김 회장까지 명작이 정말 수두룩해. 특유의 ‘파하~’ 웃음소리는 90년대 ‘최불암 시리즈’라는 희대의 유행을 낳을 정도로 친근한 상징이었잖아. 최근까지도 ‘수사반장 1958’에 깜짝 출연하시며 남다른 연기 열정을 보여주셨는데 이제는 볼 수 없게 됐어.
김혜자 선생님과의 환상적인 연기 호흡은 물론, 실제로는 아내 김민자 선생님만 바라본 찐 순애보 사랑꾼이셨던 것도 유명해. 게다가 국회의원 시절을 거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을 맡으시며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는 데 평생 진심을 다하셨대. 그래서 이번 장례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따뜻하게 치러진다고 하더라고. 세대를 뛰어넘어 온 국민에게 푸근한 위로를 건네주시던 큰 별이 져서 마음이 참 먹먹하고 헛헛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