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일어난 관악구 모자 살인 사건 이야기인데, 전말을 다시 살펴봐도 남편의 행적은 소름이 돋을 정도야. 빌라에서 엄마와 여섯 살 난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외부 침입 흔적도 없고 흉기나 CCTV 같은 직접 증거도 나오지 않았어.
유력한 용의자는 도예가였던 남편이었는데, 남편은 새벽에 집을 나설 때까지 둘 다 살아 있었다면서 끝까지 발뺌했어. 하지만 법의학자들이 밝혀낸 사망 추정 시각이 결정적이었지. 피해자들의 위 속에 남아 있던 음식물 소화 상태를 확인해 보니, 두 사람이 살해당한 시간대에 집에 머물렀던 유일한 사람은 남편뿐이었거든.
수사하면서 드러난 남편의 실체도 충격적이었어. 남편은 수입도 없이 아내에게 생활비를 타 쓰다가 지원이 끊기자 경마 도박에 빠져 빚만 늘렸고, 사건 직전 통장 잔고는 1900원 수준이었어. 아내와는 통화를 거의 안 하면서 내연녀와는 수천 번 연락을 주고받았지.
게다가 사건 직후 갑자기 세차를 하고 이발과 목욕을 한 데다, 가족이 변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도 누가 그랬는지 묻지도 않았어. 빈소에는 고작 20분 앉아 있다가 떠났고 재판장에서는 자기 아들 생년월일도 기억 못 하더라고.
결국 1심과 2심, 대법원까지 모두 간접 증거의 신빙성을 인정해서 무기징역을 확정했어. 억울하다며 끝까지 발뺌했지만 사필귀정으로 죗값을 치르게 된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