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준비로 심란한 아내를 위해 큰맘 먹고 안동찜닭에 도전했습니다. 인터넷 황금 레시피라길래 핏물 뺀 닭에 감자, 당근, 양파까지 넣고 시키는 대로 다 했죠. 보글보글 끓는 소리에 잠시 제가 백종원이라도 된 줄 알았습니다.
문제는 마지막에 넣은 커피가루 한 스푼이었습니다. 색깔을 내기 위해서라는데, 제 찜닭은 정체성을 잃고 커피향 간장찜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내가 한 입 먹더니 말없이 제 어깨를 두드려주더군요. "여보, 그냥 우리 외식할까? 당신은 소중하니까."
그렇게 제 도전은 아내의 자비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새벽 두 시가 넘은 지금, 천장을 보며 생각합니다. 내일 면접에선 커피 넣었다는 이야기는 빼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