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소심함은 가끔씩 용감한 척을 한다. 오늘 새벽이 바로 그날이었지.
새벽 공기 마시며 우리 집 댕댕이랑 산책하는데, 저 멀리서 엄청 인상 좋아 보이는 아저씨가 자기 댕댕이랑 걸어오더라. 속으로 '오케이, 이게 바로 캐나다 현지인과 스몰톡 타임' 외치면서 시뮬레이션 오만 번 돌렸음. "Hi, your dog is so lovely" 완벽하게 준비 완료.
근데 우리 집 강아지가 뭘 잘못 먹었는지, 갑자기 그 집 개를 향해 미친 듯이 짖기 시작하는 거. 거의 뭐 동네 떠나가라 짖는데, 아저씨 표정 점점 굳어지고. 나 너무 당황해서 "아임 쏘리, 히 이즈... 어... 해피" 이딴 말이나 내뱉고 줄행랑쳤다. 아저씨가 날 얼마나 이상하게 봤을까. 우리 집 개는 날 친구 만들어줄 생각이 없는 게 분명하다.
